[농민신문 08.09.01]

(위)경남 창원시 성주동 빗돌배기마을 주민들이 삼성테크윈 등 자매결연을 맺은 기업체로부터 주문받은 포도·멜론·단감와인 등 농산물 선물세트를 정성스럽게 포장하고 있다. (아래)정도원 삼성테크윈 상무. 창원=이희철 기자 photolee@nongmin.com

●1사1촌 결연으로 한가위가 넉넉한 경남 창원 ‘빗돌배기마을’

“올해는 한가위 준비가 더 바쁘게 생겼어요. 송편과 떡도 더 많이 만들어 결연 기업체 직원들에게도 보내주고 싶습니다. 이분들이 주문한 농산물 포장에 손발이 바빠도 행복합니다.”

한가위를 보름 정도 앞둔 경남 창원 대산면 빗돌배기 팜스테이마을(대표 강창국)은 요즘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분주하다. 농장에서는 추석 전에 첫 수확하는 조생종 단감따기 작업에 주부들의 손길이 바쁘다. 동네 마당에서는 자리를 펴놓고 감이나 멜론을 선별하고 포장하는 모습이 잔치 분위기다.

1사1촌 자매결연기업들이 농산물을 많이 주문해 그 어느 해 추석보다 분주하지만 마을 주민들의 얼굴에는 웃음과 행복이 가득하다.

빗돌배기마을은 삼성 테크윈과 라이온스클럽 335G 지구를 비롯한 5개 기업체와 농촌사랑 1사1촌 자매결연 교류를 해오고 있다. 창원 시내에 사업장을 둔 삼성테크윈은 설·추석명절 때 이 마을에서 나오는 농특산물을 직원 선물용으로 구입하고 있다. 여름휴가 때는 직원 가족이 이 마을을 찾아와 농촌체험을 하기도 한다.

라이온스클럽 335G 지구도 연중 일손지원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07년 가을에는 서리가 내린다는 기상예보에 놀란 단감 재배농가가 도움을 요청하자 클럽 회원은 물론이고 회원들의 부인과 아이들까지 달려와 피해를 면하기도 했다.

강창국 마을대표는 “지난해 추석명절엔 결연 기업체인 삼성테크윈에서 ‘명품단감’ 100상자와 단감와인, 단감차 등 선물용 농특산물을 대량 구매해 마을살림에 큰 도움이 됐다”며 “올 추석도 잊지 않고 구매 의향을 전해와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멜론 농사를 짓는 임두진씨는 “추석용으로 멜론 300박스(8㎏)를 생산했는데 다른 출하처도 있지만 결연기업에서 주문하니 더 보람있다”며 “고마운 마음에 선별포장 작업에도 더 꼼꼼한 손길이 간다”고 말했다.

창원=이연환 기자 legger@nongmin.com

● 잠깐 / 정도원 삼성테크윈 상무-“결연 통해 느끼는 풍요로움은 돈보다 소중”

“일부 기업체들이 유행처럼 농촌사랑 1사1촌 자매결연을 하는 것을 보면서 바람직한 도농상생관계가 무엇인지 많이 생각했습니다.”

직원 2,300여명을 두고 있는 삼성테크윈의 정도원 상무(제1사업장장)는 사내 부서별로 여러 마을과 결연사업을 펴오면서 느끼는 경험담과 함께 바람직한 자매결연상부터 말했다. 그는 “쌀 한톨 생산에 여든여덟번의 손길이 간다는 ‘쌀 미(米)’자의 의미가 자매결연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거울”이라며 “첨단 반도체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지만 농부의 근성과 근면함을 자매결연을 통해 익히면 기업도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정상무는 “자매결연은 서로 배우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배려하는 상생의 가치”라며 “추석 선물을 결연마을에서 구입하고 이로써 느끼는 직원들의 풍요로운 마음은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정상무는 “마을과 교류가 잘 되는 부서의 직원들은 가족간 유대도 더 좋아져 자매결연마을에 항상 고마움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연환 기자